성수 누메로도스, 유스트레스 후기 | 성수동 맛집, 디저트 푸딩

연말이라 그저께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원래 주로 집 근처 강남역 주위에서 만나는데 이번엔 기분 전환도 할 겸 요즘 핫 플레이스라는 성수동에 처음 가보았다.

 

성수동에 맛집들이 여럿 있는데 그중 후기가 좋은 이탈리안 식당 '누메로 도스'에 갔다.

고등학생 때 배운 얄팍한 스페인어 능력으로 '두 번째'라는 뜻을 알아차렸고, 그래서 알아봤더니 마포 상수동에는 '누메로 우노'(첫 번째)가, 성수 1가에는 '누메로 뜨레스'(세 번째)가 있는 체인점이었다.

성수동 누메로도스

누메로도스 실외 화장실

지도 없이 찾아갔으면 식당인 줄도 모르고 지나쳤을 수 있을 것 같은 아담한 곳이 골목길 안에 숨어있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식당 외부와 내부가 알록달록한 꾸며져 있었다. 무지 추운 날이었는데 외부에도 난로가 있어서 대기하더라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내가 간 토요일 12시 45분쯤엔 자리 여유가 있었는데 1시쯤 되니 사람들이 급격히 오면서 자리가 꽉 차 버렸다.

 

옴닥옴닥한 식당 안에선 면전에 대놓고 촬영하기가 좀 그래서 사진이 없음..

 

 

친구와 나는 대표 메뉴인 가지 그라탕과 마스카포네 피자를 시켰다. 나는 탄산을 많이 못 마시는 편이지만 친구 따라 제로콜라도 함께 시킴ㅎㅎ 캬-

가지 그라탕과 마스카포네 피자

먼저 가지 그라탕은 두 개의 가지 층과 불향이 나는 고기층 위에 모짜렐라, 파마산 치즈가 올라있었고 밑에는 루꼴라로 보이는 싱싱한 야채가 깔려있다. 완전 별미! 가지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가지 그라탕

큼지막하게 네 조각으로 잘려 나오는 마스카포네 피자는 바질소스 위에 마스카포네 치즈가 굵직하게 올려져 있다. 친구와 오랜만에 수다를 떠느라 즉각 반응은 못했지만 둘 다 마음속으론 한 입 먹고 감탄했다는 이야기~ 바질 소스는 부담스럽지 않게 향긋 짭조름하고 마스카포네 치즈가 크림처럼 부드럽고 고소하니 잘 어우러졌다.

시키고 나서는 양이 모자랄까 싶었는데 먹고 나니 의외로 배가 엄청 불렀다. 빵빵해진 배를 부여잡고 성수동 거리를 걸으며 카페로 향했다.

 

역시 핫플레이스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요즘 MZ세대 감성 충만한 카페들과 뭐라고 불러야 할지 알 수 없는 공간들, 유행하는 네 컷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셀프 포토 스튜디오가 널려있었다.

 

지나가다가 널찍하게 디스플레이된 비이커 (Beaker)라는 옷가게도 슥 들어가 보았다. 문 안에 서있던 건장한 직원분이 손님 드나들 때마다 친절하게 문을 열어주셨다. 

비이커 성수점

성수 비이커 매장 안

매장 안은 3층으로 되어있고 상의, 하의, 아우터, 모자, 벨트, 가방, 신발 등 거의 모든 종류의 패션 아이템들과 귀여운 유리? 플라스틱? 컵들도 팔고 있었다. 근데 가격들이 꽤나 사악.. 친구와 나는 막상 들어와 놓고도 그리 관심이 없어서 대충 둘러보고 나오긴 했다.

 

탈의실로 보이는 공간들의 디자인이 굉장히 특이해서 기억에 남는다.

 

걷다가 사람들이 좀 덜 몰려있던 포토 그레이에서 기념사진도 찍음ㅎㅎ

성수 포토그레이

 

15분쯤 걸으니 도착한 카페 유스트레스! 좋은(Eu-) 스트레스 (stress)라는 뜻이라고 한다. 의미가 좋네유

여기는 푸딩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가 봤다.

카페 유스트레스

카페 유스트레스 내부

여기 또한 굉장히 자그마한 곳이어서 들어섰을 땐 자리가 꽉 차있었다. 나갈까 망설이는 순간 한 테이블에서 자리를 뜬 사람들 덕분에 머무를 수 있었다. 일하는 분들도 굉장히 친절했다.

캐러멜 우유푸딩

우리가 시킨 메뉴는 기본 캐러멜 우유푸딩과 아이스 밀크티, 루이보스 티! 몇 가지 푸딩 종류 외에도 크렘 브륄레, 브라우니를 포함한 디저트들과 꽤 다양한 드링크가 메뉴에 있었다. 배가 불러도 디저트는 포기할 수 없지!

 

사실 큰 기대 없이 먹어봤는데 한마디로 정말 맛있었다! 찰방찰방한 캐러멜 소스는 탄(?) 설탕 맛이 진하게 느껴졌고 푸딩은 야들야들 쫀쫀하니 달지 않은 우유맛이 퍼졌다. 밀크티는 먹어본 중 우유맛이 가장 많이 느껴졌는데 나는 좋았다.

 

이미 숟가락을 찔러놓고 뒤늦게 찍은 푸딩 영상..ㅎ 

 

 

날은 추웠지만 좋은 친구와 함께해 배도 마음도 빵빵했던 하루 :) 조만간 다른 성수동 맛집들도 가봐야겠다!